토지 공개념과 성경적 토지관1

요셉 목사
(한세대 신학대학원 졸업. 개척교회 목사)

사람은 누구나 고향의 땅을 그리워한다. 이국만리에 있으면 더 간절해진다. 흙내음 맡으며 과수원 길, 논밭 길을 걷고, 냇가에서 미역을 감던 기억과 가족들이 함께  정겹게 식사하며, 오손도손 담소를 나누웠던 일을 마음에 간직하며 산다.

창세기 47장에는 고대 근동의 패권 국가인 이집트의 토지법이 기록되어 있다. 이집트의 토지법은 “애굽 땅과 가나안 땅이 기근으로 황폐”(창 47:13)할 때 제정되었다. 바로의 꿈대로 풍년 7년이 끝나고 기근 7년이 오자, 7년 동안 비축 식량을 저장해놓은 애굽으로 몰려들었다. 이집트 백성들과 가나안 사람들은 곡물을 구매하러 모든 돈을 다 사용했다. 그들은 돈이 떨어지자 자신들의 가축을 다 팔아서 식량을 구하였다.더 이상 처분할 재산이 없자, 이집트 백성들은 바로의 재가를 받고 일하는 총리 요셉에게 집단으로 상소를 올린다. “우리가 토지와 함께 바로의 종이 되리니 우리에게 종자를 주시면 우리가 살고 죽지 아니하며 토지도 황폐하게 되지 아니하리이다”(창 47:19) 이에 요셉은 종자를 주고 토지의 소산물을 먹고 살되, 그 1/5을 바로에게 세금으로 내라는 칙령을 포고하기에 이른다. 이집트의 모든 토지는 특권층인 제사장들의 토지만 제외하고 바로(군주)의 토지로, 즉 국가 권력 소유로 귀속되었으며, 이집트 백성은 바로의 종이 되었다(창 47:20~26).

이집트의 토지법은 토지 소유권의 주체가 국가이며, 백성들에게 토지를 사용하는 대가(지대)를 받는 형태이다. 이는 전형적인 토지 국유제(토지 공개념)의 법이다. 이집트의 토지 국유제는 결국, 일부 특권층 말고는 백성을 노예(농노)로 만드는 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치 일각에서 헨리 조지의 토지 공개념을 언급하고 중국의 토지 국유제를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성경은 그와 달리 창세기에서부터 토지 국유제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면서, 이집트의 토지 공개념의 폐단을 아는(경험한) 모세에게 주신 하나님의 토지법(성경적 토지관)을 기록하고 있다.

레위기 25장과 민수기 33장~36장 등을 살펴보면, 성경적인 토지관(하나님의 토지법)의 기본 개요를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먼저, 약속의 땅인 가나안을 비롯하여 모든 토지의 원소유권은 개인도, 국가도 아닌 하나님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다만 하나님의 땅에 사는 거주민일 따름이다. “땅은 나의 것이다. 너희는 다만 나그네이며, 나에게 와서 사는 임시 거주자일 뿐이다.”(레 25:23 새번역)

그렇다면 이집트의 노예였던 히브리 민족에게 가나안 족속들이 거주하는 땅에 가서 살라고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그들의 조상인 아브라함과의 언약때문이다(창 12:1~3). 둘째, 가나안 족속들이 우상 숭배와 온갖 악행을 일삼았기 때문에 거주권을 박탈하신 것이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 앞에서 쫓아내신 후에 네가 심중에 이르기를 내 공의로움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서 나를 이 땅으로 인도하여 들여서 그것을 차지하게 하셨다 하지 말라 이 민족들이 악함으로 말미암아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 앞에서 쫓아내심이니라”(신 9:3) 이 말씀들은 하나님의 은혜로운 뜻과 공의로운 계획 하에 땅에 거주할 권리가 생기거나, 해지된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가나안 땅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서 모세는 요단 동쪽의 왕들 지역을 점령하고, 그 땅을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에게 나눠주었다. 그 후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강 가 모압평지에 있을 때, 요단강 서쪽 가나안 땅을 취하고 거주하는 방법을 말씀하셨다.

우선, 가나안 족속을 몰아내고 그들의 모든 우상과 산당을 깨뜨리며, 땅을 점령하여 거주하라고 말씀하셨다. “그 땅의 원주민을 너희 앞에서 다 몰아내고 그 새긴 석상과 부어 만든 우상을 다 깨뜨리며 산당을 다 헐고 그 땅을 점령하여 거기 거주하라 내가 그 땅을 너희 소유로 너희에게 주었음이라”(민 33:52~53)

그런 다음, 모세와 여호수아에게 어떻게 각 지파에게 가나안 땅을 분배해야 할지를 말씀하셨다. 야곱의 열두 아들의 후손인 12지파를 위한, 토지 분배의 원칙은 무엇일까?

지파 별, 집안(가문) 별로 제비뽑기를 하되 그 인원(인구)수에 비례하여 땅을 나누는 것이그 해답이다. “너희는 각 지파와 집안별로 제비를 뽑아 그 땅을 분배하되 넓은 땅은 인원수가 많은 지파끼리 제비를 뽑고 좁은 땅은 인원수가 적은 지파끼리 제비를 뽑아 분배하라”(민 33:54 현대인의 성경) 이 말씀은 이미 요단강 동쪽을 분배받은 르우벤, 갓, 그리고 므낫세 반(절반) 지파에게도 시행되었던 원칙이다. “모세는 그 땅(요단강 동쪽)을 각 지파의 인구(인원)수에 비례해서 나누어 주었다.”(수 13:15 현대인의 성경)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요단강 서쪽 가나안 땅의 사방 경계를 다 말씀하시고(민 34:1~12), 이미 요단강 동쪽을 분배 받은 두 지파 반을 제외한 아홉지파와 므낫세 반(절반) 지파를 대표하는 기업(땅) 분할 책임자 10명을 거명하신다(민 34:18~29). 총책임자로는 “제사장 엘르아살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민 34:17)를 선정하셨다.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여호수아는 7년 간의 전쟁을 통해 요단강 서편 땅들을 점령해 나갔다. 결국, 그 땅들은 아홉지파와 므낫세 반 지파에게 분배되었다.

이러한 토지 분배 방법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많을수록 토지 소유가 급증하는 점과, 공산주의 사회에서 공산당이 국가 토지를 독점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 각 지파, 각 집안에게 분배된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레 25:)라고 명령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토지는 땅,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하나님께서는 각 지파와 각 집안이 분배된 토지를 경작하여 그 소산물을 먹고(그 소산물을 팔아 경제적으로도 자립하고), 아이들을 낳으며 존속해 나가기를 원하셨다. 그렇게 됨으로 선민백성들이 길러지고, 그 맥을 이어나가 온 세계의 선지자적, 제사장적 국가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각 지파, 각 집안(가문) 별로 주신 토지를 잃지 않고 보존하기 위해서, “너희 기업의 온 땅에서 그 토지 무르기를 허락”(레 25:24)하라고 말씀하셨다. 토지 무르기란 자신이 판 땅을 다시 사들일 수 있는(도로 되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여기서 만일, 누군가 빚 때문에 토지를 팔 수 밖에 없는 가난한 사람한테서 토지를 적정 가격의 이하로 싸게 매입하고, 후에 급격히 상승시켜 되판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렇게 되면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이 팔았던 토지를 도로 되사기가 어렵게 된다.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먼저 토지 거래 가격의 산출 기준들을 열거 하시고, 부당하게 이익을 남기지 말라고 엄명하셨다.

“네가 네 이웃에게서 밭을 사들일 때에는, 희년에서 몇 해가 지났는지를 계산하여야 한다. 파는 사람은, 앞으로 그 밭에서 몇 번이나 더 소출을 거둘 수 있는지, 그 햇수를 따져서 너에게 값을 매길 것이다.”(레 25:14~15 새번역)

토지 거래를 통해 부당하게 이익을 남기는 부동산 투기를 하게 되면, 각 지파, 각 집안의 생존 터전인 토지의 경계가 이리저리 허물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신 것이다. 아울러 선민 백성으로 자라나는 신앙의 터전도 무너뜨리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후대의 솔로몬 왕도 각 지파, 각 집안 조상들의 토지의 경계를 표시하는 지계석을 옮기지 말라고 강조하였다. “네 선조가 세운 옛 지계석을 옮기지 말지니라”(잠 22:28)

국가 세수를 증대할 목적으로 논과 밭을 닥치는 대로 택지 등으로 난개발하거나, 또는 보상을 목적으로, 금융투자한다는 등의 명목으로, 조상에게 물려받은 토지를 마구 팔면 어떻게 될까? 그러한 국가나 가문은 점차 기울어지고 번창하기 어렵다. “지금은 옛 이스라엘처럼 농업 사회도 아닌데 어떻게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이 들 수 있다.

석유와 천연 가스 등 에너지 자원의 부족 때문에 국가적인 경제 위기가 오기도 하고, 자원 강국에 정치적으로 종속되는 현상이 생기는데, 하물며 인간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식량 문제가 해결 안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는 농업용 용수 등으로 사용되는 수자원 부족 문제 때문에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전쟁을 통해 예측 할 수 있다. 미래 먹거리라고 하는 4차 산업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해도, 은행에 각종 금융 소득이 많이 쌓여 있어도, 식량 자급이 안되는 국가나 가문은 앞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창세기 47장에 나오는 대기근이나 전 세계적인 경제 대공황이 닥칠 때, 식량 자급이 되는 나라와 시스템에 예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