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의 레시피

요셉 목사
(한세대 신학대학원 졸업. 개척교회 목사)

오래된 맛집의 맛의 비결은 무엇일까? 전국의 맛집 기행을 하는 TV 리포터들이 현지 음식점에서 독특한 식자재로 음식을 만드는 과정들을 영상으로 소개한다. 이윽고 맛깔난 음식이 차려진 밥상 앞에서 리포터는 맛에 감탄하며, 미소를 띈 채 맛의 마지막 비결은 비밀이라고 하면서 끝을 맺는다. 그 비밀은 다름아닌 조미료의 맛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의 양식 보고이다. 그 생명의 말씀들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출애굽기 12장을 통해 그 방법을 알 수 있다.

알다시피 출애굽 사건은 하나님의 언약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후손들이 이방(이집트)에서 객이 되어 400년 동안 그 이방인들을 섬기고 괴롭힘을 당하다가 해방되고 나올 것이라고 약속하셨다(창 15:13~14).

하나님의 때가 차서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과 명령으로 이집트 파라오(군주)에게 이스라엘 노예들을 해방시킬 것을 전하였다. 이집트에 거주했던 이스라엘 노예들은 이집트의 경제 성장과 국가 발전의 중요한 인적 자원이었다. 고대 여느 제국과 마찬가지로 값싸디 값싼 노예 노동력의 달콤함을 이집트의 파라오가 쉽게 포기하리란 만무하다. 하나님께서 내리신 9가지의 혹독한 재앙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나님은 결국 마지막 10번째 재앙을 준비하신다.

출애굽기 12장에는 애굽에 내리신 10번 째 재앙인 장자의 죽음과 그 재앙에서 벗어나는 길이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회중 온 가족에게 흠 없고 일 년 된 수컷 양(또는 염소)을 해 질 때에 잡고, 그 고기를 불에 구워 먹되 무교병과 쓴 나물과 함께 먹으라고 명하셨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 노예들은 장자 죽음의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 장자 죽음의 재앙을 피한 당일이 유월절이고 이를 기념하여 일주일 동안 절기를 지키는 것이 무교절이다.

출애굽 때 먹으라고 명령하신 이 세가지 음식은 중요한 뜻이 내포되어 있다. 단순히 일회성으로 주신 명령이 아니다. 장차 이집트의 노예살이에서 해방되어 시내산에서 받을 하나님의 법, 즉 하나님의 말씀을 먹는 방법과 의미가 담겨 있다. 아울러 그 하나님의 법(말씀)을 증언하고 완성하러 오신 예수님의 말씀을 먹는 방법과 의미가 함께 있다.

1년 된 어린 숫양의 피를 집 기둥과 대문에 바르고 그 고기를 불에 구워 먹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구약은 항상 신약과 함께 보아야 하고 신약은 항상 구약과 함께 보아야 한다. 바로 유월절에 이 땅에서 우리의 죄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못박히고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피로 죄사함받고, 그 말씀을 믿으며 먹고 살아가야 함을 뜻한다.

예수님만이 죽음과 심판의 재앙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 예수 그리스도 이외에 구원의 이름은 없다. 그 말씀을 먹고 살아야 영이 살고 굶주리지 않는다.

무교병은 누룩으로 발효시키지 않은 빵을 지칭한다. 때문에 무교병은 맛이 별로 없는 빵이다. 누룩은 그 것으로 인해 맛을 내기 때문에 일종의 조미료 역할을 한다. 하나님은 출애굽때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이 대대로 지킬 무교절(7일간) 절기에 무교병을 먹으라고 하셨다.

만일 무교절에 누룩을 넣은 유교물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하나님은 무교절 “이레 동안은 누룩이 너희 집에서 발견되지 아니하도록 하라 무릇 유교물을 먹는 자는 타국인이든지 본국에서 난 자든지를 막론하고 이스라엘 회중에서 끊어지리니”(출 12:19)라고 경고하신다.

육신의 맛집과 달리 무교병이 뜻하는 성경말씀은 누룩이라는 조미료를 사용하면 안 된다. 하나님의 말씀에 누룩을 넣지 말라는 뜻이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에서 그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예수님은 “삼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마 16:6)고 하셨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처음엔 그 뜻을 깨닫지 못했다. 예수님께서 떡에 관한 것이 아님을 말씀하셨을 때, “그제서야 제자들이 떡의 누룩이 아니요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교훈을 삼가라고 말씀하신 줄을 깨달”(마 16:12)았다.

그들의 교훈, 가르침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해석하며 만든 이론들을 말한다. 신학은 보통 성경 해석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때문에 그들의 교훈은 신학 이론임을 알 수 있다. 바리새인들은 하나님도, 인간의 영의 존재도, 천사도 부활도 믿었지만, 하나님보다 사람의 평판을 두려워했고 돈과 권력을 사랑하는 자들이었다. 그러한 사람들이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할 리 없다. 하나님의 생각과 뜻에 벗어난 해석을 하고 가르친 것이 많았다.

사두개인은 영도, 천사도, 부활도 믿지 않는 자들이었다. “사두개인은 부활도 없고 천사도 없고 영도 없다 하고 바리새인은 다 있다 함이라”(행 23:8) 그들의 성경 해석 역시 하나님의 뜻에서 빗나갈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의 말씀의 본 모습과 달리 누룩처럼 빵을 점점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생겨 전혀 다른 모습의 내용과 맛으로 변하게 하는 것이 신학임을 경고하신 것이다. 성경,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살아야 구원받는 것이지, 신학 이론을 믿고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다.

물론 신학의 효용성을 다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히브리어 구약성경, 헬라어 신약성경 연구는 성경 원어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 또한 성경의 본 뜻을 바로 이해하려는 여러 연구와 노력은 필요하지만, 말씀을 세속적인 이성의 잣대로만 억지로 해석하거나, 어떤 의도를 갖고 사사로이 말씀을 꿰맞추어서 해석해서도 안된다. 게다가 그러한 해석 위에 또 다른 해석이 계속 나오다보면 결국 말씀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신학이란 늘 그러한 위험성을 내포한다.

쓴 나물은 말 그대로 쓰디 쓴 나물이다. 쓴 나물을 달게 만들어서 먹어도 안된다. 쓴 맛 그대로 먹을 것을 하나님께서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에는 축복의 말씀도 있고 고난과 저주의 말씀도 있다. 단 말씀도 있지만, 쓴 말씀도 있는 것이다. 쓴 말씀을 신학의 조미료로 달게 만들어 먹거나 먹게 해서는 절대 안된다.

성경의 어떤 말씀도 변형시키고 보태거나 빼서는 안된다(계 22:18~19). 왕의 엄중한 명령을 전하는 전령이 자신의 생각과 판단으로 가감하여 본 뜻을 왜곡시켜 전달한다면 어떻게 될까? 왕의 진노를 사서 극형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법(말씀)과 그 하나님의 법을 증언하고 완성하려고 오신 예수님의 말씀을 누룩 없이(조미료 없이), 단 말씀뿐만 아니라 쓴 말씀(조미료로 달게 만들지 않고)을 모두 먹고 지켜 행하라는 뜻이다. 이게 바로 출애굽의 레시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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