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반과 부모공경

요셉 목사
(한세대 신학대학원 졸업. 개척교회 목사)

미국의 고위 공직자들 중, 임기 중간에 사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상당수의 이유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기 위해서다.

하나님의 창조의 정점은 가정이다. 영적 자녀인 아담을 지으시고, 아담의 갈빗대로 하와를 지으시고 그 아내로 주셨다. 복을 주시며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명령하셨다(창 1:28).

선민 국가인 이스라엘이 어떻게 태동하였는가? 아브라함 한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택하시고 복을 주셨다. 그 아들 이삭, 그리고 이삭의 아들인 야곱의 12명의 아들 가정의 번성을 통하여 한 민족을 이루게 하시고 열방의 복의 근원이 되는 국가로 만드셨다.

구약의 십계명을 보면, 결국 가정에 대한 계명이다. 먼저 영적 아버지이신 하나님을 경외하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아울러 육신의 부모를 공경하며 자신의 가정과 타인의 가정을 해롭게 하지 않고 존속시키는 법이기 때문이다.

신약에서도 가정의 중요성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공생애 전까지 친히 30년가량을 가정에서 보내시고 육신의 부친 요셉을 도와 목수일을 하며 가족을 돌보셨다. 예수님의 12제자들 역시,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밤새도록 그물을 던지며 생업에 애쓰는 사람들이었다.

왜 예수님의 공생애 첫번째 기적이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만든 일이셨는가? 가정의 중요성을 보여주시기 위해서다. 예수님은 수많은 가정들을 방문하시어 귀신들을 쫓아내시고 병자들을 치료하시며 말씀을 가르치셨다. 예수님의 부활 승천 이후에 마가의 집 다락방에서 성령님의 강림하심으로 시작된 초대교회는 가정에서 예배를 드린 가정 교회들이었다. 사도바울의 선교여행 때 세운 교회들 역시 가정들에서 시작되고 퍼져나갔다.

가정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가족의 행복과 자손 번성을 추구하며,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 계획을 이뤄나가는 특성을 갖고 있다. 혈연과 사랑으로 결속되어 있는 가정은 작은 천국이요, 에덴 동산이다.

하나님이 만드신 가정과 달리, 인간이 만든 조직은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조직은 어떤 조직이든 그 자체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다.

율법 준수와 연구, 회당 조직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했던 바리새인(서기관들도 이 곳에 속함)들은 제사장 중심으로 이루어진 사두개파, 사해 주변에 공동신앙생활을 하였던 에세내파와 더불어 유대교의 3대 종파 조직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귀신 들려 눈 멀고 말 못하는 사람을 고쳐 주시는 사건이 있었다. 이 때 바리새인들은 “이가 귀신의 왕 바알세불을 힘입지 않고는 귀신을 쫓아내지 못하느니라”(마 12:24)고 하면서 예수님의 이적을 모독했다. 예수님은 그들의 말이 성령님을 훼방하는 일임을 말하시면서,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는 악하니 어떻게 선한 말을 할 수 있느냐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마 12:34)고 꾸짖으셨다.

예수님께서 유월절을 지키시러 예루살렘에 가셨을 때, “성전 안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과 돈 바꾸는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노끈으로 채찍을 만드사 양이나 소를 다 성전에서 내쫓으시고 돈 바꾸는 사람들의 돈을 쏟으시며 상을 엎으시”(요 2:14) 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에 성전에서 제물을 팔고 환전하는 일은 그것을 관장하던 사두개인이었던 대제사장들의 기득권이었다.

“독사의 자식들아”이라며 그들 집단의 명성을 훼손하고, 성전에서 그들의 이익을 거스르는 행동을 하신 예수님을 바리새인들과 대제사장들은 어떻게 하였는가?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분노하며 죽일 모의를 한 후, 거짓으로 백성을 선동하여 가차 없이 십자가에 못박았다. 나아가 사도들과 믿는 자들을 처형하고 옥에 가두는 등 핍박을 이어갔다.

더군다나, 그들은 가정의 가치를 소홀히 했다. 마가복음 7장 6절에서 23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왜곡된 부모공경을 가르치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경책하신다. “너희는 부모에게 드려야 할 것을 ‘고르반’, 곧 ‘하나님께 예물로 드렸습니다.’하고 말하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하여 부모에게 아무것도 해 줄 필요가 없다고 가르친다”(막 7:11~12 현대인의 성경)

11절의 고르반(Corban)이란 제물 또는 예물이라는 뜻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헌물(헌금)을 말한다(레 1:2,3; 민7:12-17). 즉, 바리새인들은 백성에게 부모봉양에 쓸 돈을 헌금(고르반)으로 드리면 부모공경을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가르쳤다.

단순히 부모님에게 안부전화만 해서는 부모공경이라 말할 수 없다. 평생 자식들을 위해 아낌없이 희생하신 부모님을 위해 생활에 필요한 돈과 물품 등을 드리는 것이 부모봉양이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의 주장과 달리, 부모님에게 드릴 돈을 교회에 헌금하는 것은 부모공경이 결코 아니요, 하나님을 헛되이 경배하는 일이라고 강조하신다.

이단들은 한번 포섭하면 가정과 철저히 분리시킨다. 가족들은 애타게 찾아보지만, 이단 교리로 세뇌시키며 강압적으로 조직 내에 감금시킨 가족 구성원을 내보내지 않는다. 오직 교주를 위해, 이단 조직의 번성을 위해 돈과 노동력 등을 갈취한다.

공산주의는 소수의 공산당을 위해 대다수의 국민들의 노동력을 밤낮으로 착취한다. 자본주의보다 더 빈부격차가 심하며, 인간의 최소한의 기본권마저 짓밟는다. 부모의 권위보다 공산당의 권위를 더 높인다. 공산당에 반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부모(가족)를 고발하도록 어릴 때부터 교육시킨다.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 이단, 공산주의 등은 가정보다 조직(당)의 이익을 위해 일하게 한다. 가정을 희생시키고, 조직의 소수 기득권 세력을 위해 일하게 함을 알 수 있다. 물론, 모든 조직이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 이단과 공산주의 같지는 않다. 가정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하는 조직도 있지만, 아무래도 조직은 그 기본 특성상 조직의 이익을 추구하는 속성이 있는 법이다.

가정의 근간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일과 부모를 공경하는 일부터 시작된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일이 우선순위이지만, 눈에 보이는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보이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일이 있을 수 없음을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너희 각 사람은 부모를 공경하고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레 19:3) 하나님 경외와 부모공경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부모를 비롯하여 가족을 돌보지 않는 자는 믿지 않는 자보다 악하다.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딤전 5:8)

교회 일은 열심히 하지만, 부모공경을 하지 않으며 형제끼리 재산 다툼하고 어려운 형편의 가족을 돌보지 않으면, 거듭난 하나님의 자녀라고 보기가 심히 어렵다.

유대인들은 엄마 복중의 태아 때부터 말씀을 읽어준다.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성경 말씀을 가르치고, 회당에서는 랍비의 가르침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법과 부모 공경의 마음을 스며들게 한다.

가족, 친지끼리는 서로 협력하며 살아간다. 유대인들은 13세가 되면 성인식을 성대하게 치뤄준다. 결혼식 마냥 온 가족, 친척들이 모여 축하해주며 축의금을 준다. 이 축의금이 훗날 성인으로 자립하고 사업을 할 수 있는 종잣돈이 된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족들이 기업을 세우면 서로 돕는다. 유대인들에게 있어 가족 일가  중심으로 기업을 경영하고, 사업장을 운영하는 일들은 흔하다.

룻기에 나오는 보아스처럼 가족, 혈족 중에 누가 망하면 재기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힘을 보탠다.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지만, 가족을 중시하고 서로 돕고 사는 유대인들에게 배울 점이 정말 많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가정을 귀히 여겨야 한다. 부모공경과 가족 사랑에 힘쓰고 회복해야 할 때이다. 가정 없이 교회도 국가도 존립할 수 없다. 건강한 믿음의 가정의 확산이 진정한 부흥이요, 국가 번영의 길이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다.